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액션 영화 '워킹맨'은 전직 특수부대 요원이 납치 사건에 휘말리며 거대 범죄 조직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익숙한 설정 속에서도 나름의 볼거리를 제공하며, 액션 장르 특유의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전달합니다.
제이슨 스타뎀이 구현한 레본 케이드 캐릭터의 양면성
영화의 주인공 레본 케이드는 과거 영국 특수부대에서 '전설'이라 불렸던 요원이었지만, 현재는 평범한 건설 현장 반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는 그가 군인으로 복무하며 특별한 작전을 수행했던 과거를 보여주며, 얼마나 위험한 작전에 투입되었는지를 헤아리게 합니다. 이후 곧바로 특수 요원과는 거리가 먼 현재의 모습을 비추며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레본은 집도 없이 차에서 먹고 자면서 공사 현장 책임자로 일하고 있으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무척 잘 챙기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아내가 갖다주라고 했다는 도시락을 주는 직원이 있고,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인 건설업자 사장의 딸 제니 역시 레본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며 친근하게 대합니다. 이러한 일상의 모습은 그가 과거와 완전히 단절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의 개인사는 복잡합니다. 아내는 레본이 해외에서 작전을 수행 중일 때 우울증으로 자살했고, 딸 메리는 할아버지인 장인 로스와 지내고 있습니다. 장인은 레본을 못마땅해하며 그가 메리를 만나는 시간을 더 줄이기 위해 비싼 변호사들을 고용해 양육권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레본의 PTSD를 물고 늘어지며 그를 최악의 아버지로 낙인찍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화 초반에는 이 부분을 세세하게 보여줬기에 후반에 관련이 있으려나 싶었으나, 영화의 주요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저 레본이 딸 메리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남의 딸도 그만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이슨 스타뎀은 이러한 양면성을 가진 캐릭터를 워낙 강하고 정의로운 이미지로 설득력 있게 구현해 냅니다. 비록 '전직 특수 요원'이라는 익숙한 설정이지만, 그의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합니다.
액션 연출의 다채로운 스펙트럼과 한계
제니가 종강 파티에서 2인조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액션 모드로 전환됩니다. 허울뿐인 공권력은 그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절망에 빠진 건설업체 사장 부부가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은 잊혀진 영웅 레본뿐이었습니다. 레본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사장의 부탁을 처음엔 거절했지만, 그 역시 딸을 가진 아빠라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 폭력의 세계로 다시 돌아갑니다.
영화는 총격전, 맨몸 액션, 추격전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빠른 전개로 풀어냅니다. 레본이 제니의 종적이 끊긴 술집을 추적하며 바텐더로 위장한 범죄자 조니를 미행하는 장면부터, 뻔뻔한 낯짝으로 협조를 거부하는 조니에게 주먹을 갈기는 장면까지 액션의 강도가 점차 높아집니다. 특히 손에 쥐어지는 모든 것을 흉기로 만들어버리는 레본의 전투 센스는 관객에게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사건의 배후에는 수백 명의 조직원들을 거느린 러시아 마피아가 있었고, 더 나아가 라틴 아메리카 마피아들의 카르텔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레본은 폴로를 추적하고 고문하며 제니의 행방을 알아내려 하지만, 카르텔의 고위 간부인 시몬과 보스 디미라는 더 큰 적과 마주하게 됩니다. 위조 면허증을 이용한 신분 위장, 숲 속에서 벌어지는 극악의 추격전, 심지어 공권력마저 카르텔에 잠식된 상황에서도 레본의 투쟁심은 단 한 치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액션 연출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직 특수 요원이 이렇게까지 잘 추적을 하나, 정말 이렇게 잘 싸우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과도한 설정이 눈에 띄었습니다. 요즘 액션이 화려한 영화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그럭저럭이었고, 내용은 예상 그대로였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입니다.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전작인 '비키퍼'와 비교해도 하위 호환 느낌이었으며, '퓨리' 외에는 대체로 안 좋은 평을 받은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이 작품에서도 드러났습니다.
구출 서사의 전형성과 제니 캐릭터의 능동성
'워킹맨'은 '전직 XX' 설정을 가진 영화들의 전형적인 구출 서사를 따릅니다. 대체로 노년층은 리암 니슨이 담당하고 중년층은 제이슨 스타뎀이 맡는 이러한 장르 영화는 보기도 전에 결말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중반까지는 예상대로 그렇게 흘러갔으며, 제이슨 스타뎀의 이미지에서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결말로 향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예상 밖의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초반에 제니가 할아버지도 특수 요원이었다고 하며, 손가락 부러뜨리기 같은 호신술을 배웠다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그 대사를 아무 생각 없이 넘겼는데, 납치된 제니가 살기 위해,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 여느 영화와는 달라 인상에 남았습니다. 수동적인 여성이 아닌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삶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으려 한 점이 평범하게만 느껴진 영화를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카르텔은 쌍둥이 킬러를 비롯한 최고의 킬러들을 동원해 레본을 제거하려 하고, 심지어 레본의 신분을 속속들이 밝혀내며 그의 가족인 장인과 어린 딸 메리에게까지 위협을 가합니다. 보스 디미는 공격적인 전쟁을 준비하지만, 결국 강인한 전직 특수 요원이자 딸을 가진 아빠인 레본은 천하무적이었기에 어떻게든 제니를 구출해냅니다. 이러한 구출 서사는 너무나 익숙하고 예측 가능하지만, 제니의 능동적인 생존 의지가 더해져 단순한 '구출당하는 여성' 캐릭터의 틀을 조금이나마 벗어나려는 시도가 엿보였습니다.
복잡한 생각 없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 액션 영화로서의 가치는 충분하지만, 그렇다고 신선하거나 특별히 좋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대가 없다면 괜찮게 볼 수도 있겠지만, 워낙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종종 봐왔던 관객들에게는 여느 작품과 다르지 않은, '전직 특수 요원'이라는 익숙한 설정의 또 하나의 변주에 불과했습니다.
'워킹맨'은 제이슨 스타뎀이라는 배우의 강렬한 존재감과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로 장르 영화의 기본은 충실히 지킨 작품입니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전개와 과도한 설정,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한계가 동시에 드러나며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제니 캐릭터의 능동성이라는 작은 차별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익숙한 구출 서사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출처]러시아 최대규모 마피아 카르텔이, 평범한 노가다 아저씨인 줄 알고 개무시하고 심지어 그의 가족까지 납치했는데, 알고 보니 은퇴한 전설의 특수요원, 스타뎀 형님이었다고 한다..잘가ㅠ/지무비: https://www.youtube.com/watch?v=fh9FfEcYePY&list=PLvbMzS0jd5PhqBlDYyg9SPUi67-_0TN78&index=18